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웠던 변화가 나타났다. 투썸플레이스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이 2026년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연속 스타벅스를 앞선 것이다. 오랫동안 국내 프랜차이즈 커피 시장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스타벅스가 결제액 기준에서 연속으로 밀렸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인공지능 데이터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투썸플레이스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은 1170억5000만원이었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는 1100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두 브랜드의 차이는 약 70억원이다.
한 달의 우연한 결과도 아니다. 5월에는 투썸플레이스가 1236억5000만원, 스타벅스가 1211억9000만원을 기록해 약 25억원의 차이가 났다. 6월에는 투썸플레이스가 1206억8000만원을 기록한 반면 스타벅스는 1003억9000만원에 그치면서 격차가 203억원 가까이 벌어졌다.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누적 결제액을 계산하면 투썸플레이스는 3613억8000만원, 스타벅스는 3316억4000만원이다. 투썸플레이스가 약 297억4000만원, 발표 자료의 반올림 기준으로는 약 298억원 앞선 셈이다.
다만 이 숫자를 곧바로 “투썸플레이스가 국내 커피 시장 1위가 됐다”거나 “스타벅스의 실제 매출을 완전히 넘어섰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이번 결과가 무엇을 보여주는지 제대로 이해하려면 결제액의 성격과 최근 벌어진 논란, 두 브랜드의 경쟁력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1. 투썸플레이스가 3개월 연속 앞섰지만 실제 매출과는 다르다
이번에 발표된 수치는 각 회사가 공시한 공식 매출액이 아니라 모바일인덱스가 카드 결제 데이터를 분석해 산출한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이다.
아이지에이웍스의 소비 데이터 분석 서비스는 일평균 5000억원 이상의 신용·체크카드 결제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기업별 결제액과 결제 건수, 이용자 특성 등을 추정한다. 소비 흐름과 브랜드 간 변화를 빠르게 비교하는 데는 유용하지만, 각 회사의 회계장부에 기록된 전체 매출과 정확히 일치하는 자료는 아니다. 모바일인덱스 역시 자사의 데이터가 추정치이므로 실제 수치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는 일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뿐 아니라 자체 애플리케이션에 충전한 스타벅스 카드, 모바일 상품권, 기프트카드 등 다양한 결제수단을 운영한다. 충전한 시점과 실제 음료를 구매한 시점도 서로 다를 수 있다. 어떤 방식으로 결제 데이터가 분류되고 포착되는지에 따라 추정 결제액과 기업의 실제 매출 사이에는 차이가 발생한다.
배달 주문이나 제휴 플랫폼 결제, 법인카드, 현금 및 간편결제의 반영 범위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두 회사의 전체 매출 순위가 완전히 뒤바뀌었다”기보다 “관측 가능한 신용·체크카드 소비 데이터에서 투썸플레이스가 3개월 연속 스타벅스를 앞섰다”는 의미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그렇다고 이번 수치의 의미가 작은 것은 아니다. 한 번도 아니고 3개월 연속 같은 흐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실제 매장에서 카드를 꺼내 결제한 움직임을 통해 두 브랜드의 최근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월별 흐름을 보면 변화는 더욱 분명하다. 5월에는 투썸플레이스가 약 25억원 앞서는 데 그쳤지만, 6월에는 격차가 약 203억원으로 크게 벌어졌다. 7월에는 투썸플레이스의 추정 결제액이 전월보다 3.0% 줄어든 반면 스타벅스는 9.6% 증가하면서 격차가 다시 약 70억원으로 좁혀졌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스타벅스가 6월에 큰 충격을 받은 뒤 7월에는 일부 회복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스타벅스의 하락세가 계속 가팔라지고 있다”거나 “투썸플레이스가 압도적인 차이로 앞서기 시작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앞으로 몇 달 동안 두 회사의 결제액 추이가 어떻게 이어지는지를 지켜봐야 일시적인 변화인지, 구조적인 경쟁 구도 변화인지 판단할 수 있다.
2. ‘5·18 탱크데이’ 논란은 소비자의 선택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을까
스타벅스의 결제액 감소 배경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사건은 지난 5월 18일 벌어진 ‘탱크데이’ 판촉 행사 논란이다.
스타벅스코리아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텀블러 제품을 판매하면서 홍보물에 ‘탱크데이’라는 문구와 날짜 ‘5/18’을 강조했다. 여기에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면서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탱크와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연상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는 행사를 중단하고 사과했으며, 신세계그룹은 스타벅스코리아 대표와 관련 임원에게 책임을 물었다. 6월에는 역사 인식과 사회적 감수성 교육을 위해 매장 영업을 조기에 종료하고 임직원 교육도 진행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실망은 곧바로 사라지지 않았다.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불매 움직임이 나타났고,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스타벅스 대신 다른 카페를 이용하겠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이런 분위기가 실제 소비 행동으로 연결됐다면 6월 스타벅스의 카드 결제 추정액이 급감한 현상을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다.
스타벅스의 추정 결제액은 5월 1211억9000만원에서 6월 1003억9000만원으로 약 208억원 줄었다. 비율로 계산하면 한 달 사이 약 17.2% 감소한 것이다. 같은 기간 스타벅스 애플리케이션 월간 이용자 수도 5월 약 819만명에서 6월 약 706만명으로 13.8%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제액과 앱 이용자 수가 동시에 줄었다는 점은 해당 논란이 소비자 반응에 일정한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커피 브랜드는 맛과 가격만 판매하는 곳이 아니다. 매장의 분위기와 브랜드 이미지, 기업에 대한 신뢰도까지 제품 가치의 일부가 된다. 특히 스타벅스처럼 충성 고객과 자체 앱 이용자가 많은 브랜드는 이미지 훼손이 방문 빈도와 결제 행동에 빠르게 반영될 수 있다.
다만 스타벅스의 결제액 감소를 ‘5·18 탱크데이’ 논란 하나만의 결과로 단정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월별 결제액은 행사와 신제품 출시, 날씨, 휴일 수, 할인 혜택, 배달 주문, 매장 운영시간 등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6월 직원 교육을 위한 영업시간 단축 역시 일부 매장의 결제 기회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
또한 7월 스타벅스 추정 결제액은 6월보다 9.6% 증가했다. 1100억원대를 회복하면서 투썸플레이스와의 격차도 203억원에서 약 70억원으로 줄었다. 논란의 충격이 서서히 완화되고 있거나, 기존 충성 고객이 다시 매장을 찾기 시작했을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재 자료로 가장 신중하게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이렇다. 5·18 관련 마케팅 논란이 스타벅스의 브랜드 신뢰와 소비자 행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크지만, 카드 결제액 변화 전체가 해당 사건 때문에 발생했다고 확정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사과가 발표문 한 장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역사적 사건과 사회적 아픔을 상업적 홍보에 이용했다는 인상을 준 만큼, 소비자가 다시 신뢰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재발 방지 체계와 내부 검수 과정이 실제로 달라졌는지도 향후 소비자 평가에 영향을 줄 것이다.
3. 투썸의 선전은 반사이익일까, 커피 시장의 새로운 변화일까
투썸플레이스가 어느 나라 기업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많다. 투썸플레이스는 2002년 CJ푸드빌이 서울 신촌에 1호점을 열면서 시작한 한국 토종 커피 브랜드다. 처음부터 커피와 케이크를 함께 즐기는 ‘프리미엄 디저트 카페’를 내세웠고, 2008년 가맹사업을 시작하며 전국으로 매장을 확대했다.
2018년에는 CJ푸드빌의 커피사업 부문에서 분리돼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이후 홍콩계 사모펀드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를 거쳐 2021년 미국계 글로벌 투자회사 칼라일그룹에 인수됐다. 현재는 칼라일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트리니티홀딩스가 투썸플레이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투썸플레이스를 단순히 미국 기업이라고 부르거나, 반대로 현재까지 CJ가 운영하는 한국 기업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브랜드의 탄생지와 사업 기반은 한국이고 국내에서 법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자본과 소유구조를 기준으로 보면 미국계 사모펀드가 지배하는 기업이다. 쉽게 말하면 ‘한국에서 탄생해 성장한 브랜드이지만 현재 주인은 미국계 투자회사’라고 정리할 수 있다.
스타벅스와 비교하면 소유구조의 차이가 더욱 흥미롭다. 스타벅스 역시 미국에서 출발한 브랜드지만, 국내 사업은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SCK컴퍼니가 운영한다. 반면 투썸플레이스는 한국에서 출발한 브랜드이지만 현재 최대주주는 미국계 칼라일이다. 겉으로 보이는 브랜드의 국적과 실제 소유구조가 서로 교차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번 결제액 역전을 단순히 ‘한국 토종 브랜드가 미국 브랜드를 이겼다’는 구도로 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두 브랜드 모두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매장을 운영하지만, 브랜드의 출발점과 현재 소유구조는 각각 다르다. 이번 결과의 핵심은 기업의 국적 대결이라기보다 소비자가 제품과 가격, 공간, 서비스는 물론 기업의 태도와 브랜드 신뢰까지 고려해 선택을 바꾸고 있다는 데 있다.
스타벅스의 결제액이 줄어든 이유에만 초점을 맞추면 투썸플레이스가 꾸준히 쌓아 온 경쟁력을 놓칠 수 있다. 투썸플레이스의 선전에는 스타벅스 논란에 따른 반사이익뿐 아니라 자체적인 브랜드 특성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국에서 탄생한 투썸플레이스가 국내 소비자에게 오랫동안 선택받은 가장 뚜렷한 이유는 디저트 경쟁력이다. 현재 소유구조는 미국계 투자회사인 칼라일그룹과 연결돼 있지만, 2002년 신촌 1호점부터 형성된 ‘커피와 디저트를 함께 즐기는 공간’이라는 브랜드 정체성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생일과 기념일에 홀케이크를 구매하거나 조각 케이크와 음료를 함께 주문하는 소비자가 많아 일반 커피 주문보다 객단가가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빙수와 아이스 음료, 디저트 수요가 늘어난다. 시즌 메뉴와 멤버십 혜택, 배달 주문이 결합되면 결제액 증가에 도움이 된다. 투썸플레이스는 좌석이 비교적 넓은 매장이 많고, 모임이나 대화를 위한 공간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커피 한 잔을 빠르게 구매하는 수요와는 다른 소비층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소비자의 브랜드 선택 기준이 달라진 점도 중요하다. 과거에는 유명 브랜드와 매장 수, 접근성이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었다면 이제는 가격과 맛, 디저트 구성, 멤버십 혜택, 기업 이미지까지 함께 평가하는 소비자가 늘었다.
국내 커피 시장의 경쟁도 훨씬 치열해졌다. 7월 메가MGC커피의 추정 결제액은 982억1000만원으로 1000억원에 가까워졌다. 이는 투썸플레이스와 스타벅스의 경쟁만 바라봐서는 전체 시장의 변화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높은 접근성을 앞세운 저가 커피 브랜드가 성장하면서 기존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의 고객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소비자는 목적에 따라 브랜드를 나누어 이용한다. 출근길에는 가격이 저렴한 커피를 사고, 친구와 만날 때는 좌석이 편한 카페를 찾으며, 기념일에는 케이크가 유명한 브랜드를 선택한다. 예전처럼 한 브랜드가 다양한 소비 목적을 모두 차지하기 어려운 시장이 된 것이다.
앞으로 투썸플레이스가 현재의 우위를 이어가려면 일시적인 반사이익을 단골 고객으로 연결해야 한다. 디저트라는 강점을 유지하면서 음료의 품질과 가격 만족도, 매장 서비스, 멤버십 경쟁력을 함께 높일 필요가 있다. 논란을 계기로 처음 방문한 소비자가 다시 찾아오지 않는다면 결제액 역전은 짧은 현상에 그칠 수 있다.
스타벅스에는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는 일이 가장 큰 과제다. 7월 결제액이 반등했다는 점은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매출 숫자가 오른다고 해서 훼손된 신뢰까지 곧바로 회복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이 역사적·사회적 사안을 어떤 태도로 대하는지, 잘못이 발생했을 때 얼마나 책임 있게 대응하는지가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에 영향을 준다.
이번 결제액 역전은 단순히 어느 카페가 더 많은 커피를 팔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소비자가 기업의 태도를 평가하고, 그 판단을 실제 결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에 가깝다. 아무리 강한 브랜드라도 사회적 감수성을 잃으면 짧은 시간 안에 소비자의 선택에서 밀릴 수 있다. 반대로 경쟁 브랜드에는 새로운 고객을 만날 기회가 열린다.
다만 현재 확인된 것은 어디까지나 신용·체크카드 추정 결제액의 3개월 연속 역전이다. 이를 실제 매출 순위나 국내 커피 시장의 최종 승패로 확대해 해석해서는 안 된다. 스타벅스가 7월 들어 회복세를 보인 데다 투썸플레이스의 결제액은 전월보다 소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살펴볼 핵심은 세 가지다. 스타벅스의 결제액과 앱 이용자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지, 투썸플레이스가 스타벅스 논란 이후 유입된 고객을 유지하는지, 그리고 1000억원에 근접한 메가MGC커피가 두 브랜드를 얼마나 빠르게 추격하는지다.
투썸플레이스의 3개월 연속 우위는 국내 커피 시장의 경쟁 구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신호다. 동시에 브랜드의 힘은 매장 수나 인지도만으로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도 보여준다. 제품과 공간은 물론 기업의 말과 행동, 사회를 대하는 태도까지 소비자가 함께 구매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 이 글은 2026년 8월 4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모바일인덱스 자료는 신용·체크카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한 추정치이며 각 회사가 공시한 실제 매출액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관련 내용은 경향신문 보도와 모바일인덱스 소비 인덱스 안내를 참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