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자녀에게 생활비를 보내기 위해 해외송금 서비스를 알아보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문구가 있다. 바로 ‘송금 수수료 무료’, ‘해외송금 수수료 0원’이라는 광고다. 부모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없으니 내가 보낸 금액이 그대로 자녀의 계좌에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예를 들어 자녀에게 1,000달러를 보내면서 송금 수수료가 무료라고 안내받았다면 자녀도 당연히 1,000달러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런데 막상 자녀에게 확인해 보면 985달러나 975달러만 입금된 경우가 있다. 분명 수수료가 없다고 했는데 돈은 어디에서 줄어든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송금 수수료 무료’는 해외송금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비용이 없다는 뜻이 아닐 수 있다. 국내 송금은행이 받는 수수료만 면제되고 전신료, 환율 차이, 중개은행 수수료, 해외 수취은행 수수료는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은행의 해외송금 혜택 안내를 자세히 읽어 보면 ‘송금 수수료 면제’ 뒤에 ‘전신료, 중계은행 수수료 및 해외 수취은행 수수료 제외’라는 조건이 붙어 있는 사례가 있다. 큰 글씨로 표시된 ‘무료’만 보고 작은 글씨의 제외 조건을 놓치면 실제 수령액이 예상보다 적어질 수 있다. 따라서 해외송금 서비스를 비교할 때는 내가 은행에 내는 수수료만 볼 것이 아니라 자녀의 계좌에 최종적으로 얼마가 입금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오늘은 해외송금 수수료가 무료인데 왜 자녀가 받은 돈은 적은 경우가 생기는지에 대해서 탐구해 보려 한다. ☺️
※ 이 글은 2026년 7월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수수료와 환율, 송금 방식은 은행과 서비스, 국가, 수취 계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송금 직전 공식 화면에서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1. ‘송금 수수료 무료’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는 비용
해외송금에는 생각보다 여러 종류의 비용이 들어간다. 가장 눈에 잘 보이는 것은 국내 은행이나 송금업체가 받는 ‘송금 수수료’다. 은행 창구에서 해외로 돈을 보낼 때나 인터넷뱅킹과 모바일 앱을 이용할 때 부과하는 기본적인 업무 수수료다.
은행이나 간편 해외송금 서비스가 ‘수수료 무료’ 행사를 한다면 대개 이 송금 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해외송금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일한 비용이 아니라는 점이다.
은행을 통한 해외송금에는 전신료가 별도로 붙을 수 있다. 전신료는 해외 은행으로 송금 지시를 전달하는 데 드는 비용이다. 송금 수수료가 무료여도 전신료는 면제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 국내 은행의 수수료표를 살펴보면 해외송금 수수료와 전신료가 별도 항목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다음은 중개은행 수수료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돈을 보낸다고 해서 송금은행과 수취은행이 항상 직접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두 은행 사이에 직접적인 거래 관계가 없거나 선택한 통화의 결제 경로가 별도로 필요하면 한 곳 이상의 중개은행 또는 결제은행을 거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국의 A은행에서 미국의 작은 지역은행으로 달러를 보낼 때 미국의 대형 은행이 중간에서 송금을 전달할 수 있다. 이 중개은행이 처리 비용을 공제하면 처음 보낸 1,000달러가 985달러나 980달러로 줄어든 뒤 수취은행에 도착할 수 있다.
중개은행이 어디가 될지는 송금 경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같은 은행과 같은 계좌로 보내더라도 이용한 송금 서비스나 통화, 처리 경로가 바뀌면 다른 중개은행을 거칠 수 있다. 국제송금망인 SWIFT를 이용한 송금에서 송금은행과 수취은행이 직접 연결되지 않으면 중개은행이 개입하고, 이때 별도의 비용이 수령액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마지막에는 자녀가 이용하는 미국 수취은행이 ‘Incoming Wire Fee’, 즉 송금 수취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는 돈을 보내는 한국 은행이 아니라 미국에서 돈을 받는 은행이 가져가는 비용이다.
미국 은행마다 정책은 다르다. 국제송금을 받을 때 별도의 비용이 없는 계좌도 있고, 계좌 종류에 따라 수취 수수료가 면제되기도 한다. 반면 국제 전신송금 한 건을 받을 때 일정 금액을 차감하는 은행도 있다. Bank of America는 계좌와 조건에 따라 수취 전신송금에 건당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결국 ‘송금 수수료 0원’이라는 말은 다음 비용까지 모두 0원이라는 뜻이 아닐 수 있다. 국내 송금은행 수수료는 무료지만 전신료가 붙을 수 있고, 돈이 해외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중개은행 수수료가 빠질 수 있다. 미국에 도착한 뒤에는 수취은행 수수료가 다시 차감될 수도 있다. 자녀가 받은 금액이 적은 것은 송금 과정의 어느 한 곳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기보다 서로 다른 기관이 각자의 비용을 나누어 공제한 결과일 수 있다.
2. 화면에 보이지 않는 가장 큰 비용은 환율 차이일 수 있다
해외송금 비용을 계산할 때 많은 사람이 수수료만 보고 환율을 놓친다. 그러나 송금 금액이 커질수록 수수료 몇 천 원보다 환율 차이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더 클 수 있다.
포털사이트에서 본 달러 환율과 은행에서 실제 송금할 때 적용하는 환율은 같지 않을 수 있다. 포털사이트에는 주로 매매기준율이나 시장의 기준이 되는 환율이 표시되지만, 고객이 원화를 달러로 바꾸어 해외로 보낼 때는 은행의 ‘송금 보낼 때’ 환율, 즉 전신환 매도율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은행이나 송금업체는 기준이 되는 환율에 일정한 환전 마진을 더해 고객에게 적용할 수 있다. 이 차이를 흔히 환율 스프레드 또는 환율 마진이라고 한다. 송금 수수료를 무료로 해 주더라도 적용 환율에 마진이 포함되어 있다면 고객은 다른 방식으로 비용을 부담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송금할 원화가 150만 원이고 두 서비스의 송금 수수료가 모두 무료라고 가정해 보자. 첫 번째 서비스의 적용 환율이 1달러당 1,500원이라면 약 1,000달러를 보낼 수 있다. 두 번째 서비스의 적용 환율이 1달러당 1,530원이라면 약 980달러밖에 보내지 못한다. 수수료는 똑같이 0원이지만 자녀가 받을 수 있는 금액에는 약 20달러의 차이가 생긴다.
이는 설명을 위한 가상 계산이며 실제 환율은 송금 시점에 따라 달라진다. 핵심은 ‘수수료 무료’만으로 어느 서비스가 더 저렴한지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은행에서 제공하는 ‘환율 우대 90%’라는 표현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환율 우대 90%는 송금 금액의 90%를 할인해 주거나 환전 비용 전체를 90% 없애 준다는 뜻이 아니다. 기준환율과 고객에게 적용되는 환율 사이의 환전 마진 중 일정 비율을 우대해 준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기준환율과 송금 환율 사이의 차이가 1달러당 20원이고 환율 우대가 50%라면 그 차이 중 절반을 줄여 주는 방식이다. 실제 계산 방법과 적용 대상 통화는 금융회사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최종 적용 환율을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다.
또 하나 확인할 것은 어떤 통화로 보내고 어떤 통화로 받는가이다. 한국에서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미국의 달러 계좌로 보내면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환전이 한 번 발생한다. 그러나 원화를 다른 통화로 바꾸어 보내거나 수취은행이 다시 달러로 환전하면 환전이 두 번 일어날 수도 있다.
달러를 보냈는데 자녀의 계좌가 달러 입금을 그대로 받을 수 없는 구조이거나 다른 통화 계좌로 지정되어 있다면 수취은행이 자체 환율로 환전할 가능성도 있다. 이때 한국의 송금 화면에서는 예상하기 어려웠던 환율 차이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
‘달러 송금 수수료 무료’와 ‘외화 송금 수수료 무료’라는 표현도 적용 환율을 함께 보아야 한다. 일부 은행은 외화로 송금할 때 별도의 송금 수수료를 면제하지만 자체 환율에 마진을 포함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즉, 겉으로 보이는 수수료를 없애고 환율에서 비용을 반영하는 구조가 가능하다.
따라서 해외송금을 비교할 때는 “수수료가 얼마인가요?”라고만 묻지 말고 “이 원화 금액을 보냈을 때 자녀가 실제로 몇 달러를 받나요?”라고 물어야 한다. 환율이 포함된 실제 수령액을 알아야 전체 비용을 비교할 수 있다.
3. ‘보내는 금액’이 아니라 ‘실제 수령액’을 비교해야 한다
해외송금 수수료를 비교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같은 시간에 같은 조건을 입력해 최종 예상 수령액을 확인하는 것이다. 어제 확인한 A은행의 환율과 오늘 확인한 B서비스의 환율을 비교하면 시장 환율 자체가 달라져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
먼저 보낼 원화 금액을 동일하게 정한다. 예를 들어 부모가 통장에서 최종적으로 지출할 수 있는 금액을 150만 원으로 정했다면 송금 원금뿐 아니라 송금 수수료와 전신료까지 모두 합쳐 150만 원 안에서 계산해야 한다.
어떤 서비스는 수수료를 송금 원금과 별도로 출금하고, 어떤 서비스는 입력한 금액 안에서 수수료를 먼저 뺀 다음 나머지를 환전한다. ‘150만 원 송금’이라고 입력했어도 실제 통장 출금액이 150만 5천 원일 수 있고, 반대로 150만 원에서 수수료를 뺀 금액만 환전될 수도 있다.
송금 신청 화면에서 다음 항목을 확인해야 한다.
내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총 원화 금액
실제 송금되는 외화 금액
적용 환율
국내 송금 수수료
전신료
중개은행 수수료 부담 주체
수취은행 수수료 발생 가능성
자녀가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최종 금액
은행 송금에서는 수수료 부담 방식을 ‘OUR’, ‘SHA’, ‘BEN’으로 표시하기도 한다. OUR는 원칙적으로 송금인이 관련 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이다. SHA는 송금인과 수취인이 각자의 구간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나누어 부담하고, BEN은 송금 과정의 비용을 수취인이 부담하는 방식이다.
SHA나 BEN으로 송금하면 중개은행 또는 수취은행 비용이 송금액에서 차감될 수 있으므로 자녀가 받는 돈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OUR를 선택하면 자녀가 송금 원금에 가까운 금액을 받도록 송금인이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지만, 은행과 송금 경로에 따라 처리 범위가 다를 수 있으므로 ‘OUR를 선택하면 수취은행 비용까지 모두 포함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자녀가 매달 집세나 등록금처럼 정확한 금액을 내야 한다면 수령액이 보장되거나 미리 확정되는 서비스를 선택하는 편이 안전하다. 부모가 생활비 1,000달러를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자녀의 계좌에는 970달러만 들어오면 부족한 30달러를 다시 보내야 한다. 그러면 두 번째 송금 수수료와 환율 비용이 또 발생할 수 있다.
송금 전에 자녀에게 미국 은행의 수취 수수료도 확인해 달라고 하는 것이 좋다. 은행 이름만 알아서는 부족하고 계좌 상품에 따라 수수료 면제 조건이 다를 수 있으므로 모바일 앱의 수수료 안내나 은행 고객센터에서 ‘Incoming international wire transfer fee’를 확인해야 한다.
처음 한 번은 소액을 시험 송금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부모가 보낸 달러 금액과 자녀의 실제 입금액을 비교하고, 거래내역에 별도의 수수료가 표시되었는지 확인한다. 예상보다 적게 들어왔다면 자녀가 수취은행에 다음과 같이 물어볼 수 있다.
I received less than the amount the sender transferred. Was an incoming wire fee or intermediary bank fee deducted?
보낸 사람이 송금한 금액보다 적게 받았는데, 수취 수수료나 중개은행 수수료가 차감되었나요?
은행을 통한 SWIFT 송금이라면 송금은행에 송금 전문이나 처리 내역을 요청해 어느 구간에서 비용이 공제됐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이때 운송장 번호처럼 송금에도 추적에 사용하는 참조번호가 있으므로 송금 영수증을 보관해야 한다.
간편 해외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더라도 ‘수수료 무료’라는 광고만 보지 말고 최종 확인 화면의 ‘Recipient gets’, ‘Amount received’, ‘받는 분 수령액’ 항목을 확인한다.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도 해외송금 업체가 적용 환율, 수수료, 해외 기관이 부과하는 일부 비용과 수취인에게 전달될 예상 금액을 안내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다만 수취은행이 별도로 부과하는 비용이나 현지의 추가 비용 때문에 실제 수령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안내가 붙을 수 있다.
만약 송금 확인서에 자녀가 받을 금액이 명확하게 표시돼 있는데 실제 입금액이 그보다 적다면 그냥 넘어가지 말고 송금업체에 차액의 원인을 문의해야 한다. 단, 확인서에 ‘중개은행 또는 수취은행 비용이 추가로 공제될 수 있다’는 조건이 있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해외송금에서 진짜 비용은 ‘수수료’라는 이름으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국내 은행의 송금 수수료가 0원이어도 불리한 적용 환율로 달러 수령액이 줄어들 수 있고, 송금 도중 중개은행이 비용을 공제할 수 있다. 마지막에는 자녀가 이용하는 미국 은행이 수취 수수료를 가져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A서비스는 송금 수수료가 무료지만 환율 차이와 중개은행·수취은행 비용을 제외한 실제 수령액이 970달러일 수 있다. 반면 B서비스는 수수료로 8달러를 받더라도 자녀에게 992달러가 확정적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 경우 ‘무료’인 A서비스보다 수수료가 표시된 B서비스가 자녀에게는 더 유리하다.
결국 해외송금에서 가장 중요한 숫자는 부모가 입력한 ‘보내는 금액’도, 광고에 적힌 ‘수수료 0원’도 아니다. 모든 환율과 비용을 거친 뒤 자녀의 계좌에 실제로 들어오는 금액이다.
해외에 있는 자녀에게 생활비를 보낼 때는 작은 차이도 매달 반복되면 커진다. 송금 버튼을 누르기 전에 수수료라는 글자만 보지 말고 적용 환율과 중개은행 비용, 수취은행 비용, 최종 예상 수령액을 차례로 확인해 보자. ‘얼마를 보냈는가’보다 ‘자녀가 얼마를 받았는가’를 기준으로 비교해야 비로소 진짜 저렴한 해외송금 방법을 찾을 수 있다.